끝나지 않는 악몽

가장 밝은 날에도 그림자는 놀랍도록 어둡게 느껴진다. 쓸쓸한 아침, 얼굴에 바람 쐬면서 산책을 하던 그녀는 돌아오는 길에 그 여운을 흔적도 없이 잊어버렸다. 며칠 뒤, 이제는 기억해내기 모호한 바로 그 때, 그녀는 길을 걷던 중 조용히 누군가 따라오고 있다는 불안감을 느꼈다. 단숨에 뒤돌아본 그녀는, 존재하지 않는 그림자에 얼굴을 찡그렸다.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사건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소설의 줄거리를 생각하며 책상 앞에 앉았다. 이번 소설에서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스터에그를 배치해 작가로서의 글쓰기 스킬을 끝까지 발휘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녀는 다시 글쓰기에 몰두했지만,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며 매번 쓸데없는 이스터에그를 만들어낸다. 그녀가 뭐든 하려고 할때면 누군가에게 번쩍 일어나는 것으로 끝이 난다.

떠오르는 이스터에그마다 그녀의 머릿속에 유령 같은 존재가 끼어들었다. 이들은 참여를 강요하며 그녀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하나, 둘, 숫자가 셀수록 끔찍한 것들. 그녀에게 끝없이 닥치는 악몽에 이제는 멘탈이 나가버릴 지경에 이르렀다. 더 이상 새로운 이스터에그보다는 그녀 자신의 생명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그녀는 소설을 끝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유령들은 계속해서 그녀를 찾아왔다. 한참을 달아나며 낙심한 그녀는 이젠 어디를 갈지 생각조차 들지 않는 상태가 됐다. 그녀의 머릿속은 단순한 공포에서 열악한 정신 상태를 초래할 정도로 복잡해졌다.

그래서 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설을 끝내려고 더욱더 몰두해야 했다. 작가로서 그녀가 직면한 과제는 이제 어떤 힘보다도 풀기 어려운 것으로 변하여, 그녀는 끊이지 않는 악몽 속에서 작업하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며 잠 못 이루고 책상 앞에 앉아 쓰기를 계속했다. 그러나 그녀의 몸이 멎어가는 걸 보고 신랄한 열정도 어느새 누그러져가기 시작했다.

어느저기에서는 이전과 같았던 불안의 틈새를 피해 여전히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철저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는 고전 작품 같은 인테리어의 방에서는 오히락거리며 느긋하게 작업을 해내고 있었다.

어느 순간 그녀는 자신의 상태가 서서히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꿈과 현실을 적절하게 넘나드는 그녀의 작품은 이제 관리할 수 없게 되었다. 소설을 끝내야 할 내면의 영향력이 너무큰 것이다. 이상하게도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만으로 살아남고, 자신의 소설에 사람이 대리석인 듯한 삶과 죽음이 가득했지만 그녀만이 그곳에서 살아남아있었다.

지부께서 그녀를 가두어 놓은 건 무수할 정도였다. 벽과 함께 한 그녀는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쓰며 살아남는 것이 보장됐었지만, 그녀 자신의 열정이 필요로 했다. 틀어잡아 일으켜선 열정은 이제 조용히 꺼져가고 있었다. 그러나 작가로서의 규칙 따위는 그녀가 써냈는데, 한권의 책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기 시작했다.

빛을 가리던 모양을 가진 그림자에 누군가가 서 있었지만, 그녀는 이미 작업을 마친 상태였다. 이슬비가 내리는 늦은밤 그녀는 비탈길에서 길을 잃고, 더이상 깊이 파고들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녀가 눈앞에 바라보던 것을 믿을 수 없었다.

그녀는 이제 그녀의 아름다운 이야기로 살아 남았다. 끊이지 않는 악몽 같은 불안과 공포에서 벗어나다시피한 순간, 그녀는 작가로서의 인생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으로 선정되었다. 영원한 생명과 작가로서의 영원한 공적을 쌓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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